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출범을 향한 진통이 예상을 뛰어넘어 심각한 양상이다.

WTO 회원국들은 당초 13일까지로 돼있던 회의 일정을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각 분야 이견을 풀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좀체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다시 일정이 하루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있다.

EU와 개도국들이 회의 향방을 결정하는 양상이다.

카타르 도하의 각료회의장 분위기는 아직은 극적 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99년 시애틀 각료회의처럼 뉴라운드 출범 자체가 이번에도 좌절될 수 있다는 성급한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만일 뉴라운드 출범이 좌절될 경우 한국은 무역부분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

회의장 주변에서는 15일 새벽(우리시간)에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어떤 쪽이든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상외로 완강한 유럽연합(EU)=뉴라운드 출범의 키워드를 쥔 당사자가 EU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EU는 두가지 사안을 놓고 다른 WTO 회원국과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첫번째는 농업 수출보조금 감축문제.공동 농업정책을 취하고 있는 EU는 수출 보조금을 없애면 역내국 대다수의 농업 기반이 무너진다며 농업 수출국 모임인 케언스그룹의 보조금 감축 요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U가 제기하는 두번째 사안은 환경 문제를 뉴라운드 협상의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전세계 교역자유화를 추진하되 그 전제조건으로 반드시 지구촌 환경보호를 위한 별도 규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를 뒤늦게 시작한 개발도상국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의 새로운 도전=많은 개도국들이 세계화의 이득을 일부 선진국들이이 독차지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뉴라운드 출범이 도전받고 있다.

도하 각료회의가 개막하기 전부터 우려해왔던 문제가 마침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말레이시아 인도등은 우루과이라운드(UR)가 출범으로 세계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득을 본 국가는 선진국들 뿐이라며 개도국들도 함께 과실을 얻을 수 있도록하는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뉴라운드가 출범하면 또다시 개도국은 자국 시장을 내주는 댓가로 아무것도 얻지못하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다자간 투자 및 경쟁규범 제정에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WTO 회원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투자 및 경쟁정책 규범이 제정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개도국 기업은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된다는 논리다.

따라서 투자와 경쟁규범은 각국의 입장에 따라 개별 협정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뉴라운드 출범 가능성은=카타르 도하 현지에서 서로다른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공식.비공식 회의가 잇달아 마련되는 현재의 상황이 역설적이긴 하지만 뉴라운드 출범 가능성을 오히려 높이는 징후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실제 WTO 사무국은 14일 오후 1시(한국시간)에 각료회의가 재개된 뒤에도 핵심 이해 당사자 사이의 이견 조율을 위해 임시 정회를 선언하는 등 대타협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각료회의 일정을 앞으로 무작정 연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15일 새벽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뉴라운드 출범이 또다시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타르(도하) 정한영 특파원 c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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