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각료회의가 공식일정 마지막 날을 맞아 수정초안을 놓고 막판 조율에 착수, 한국 시간으로 14일 새벽에 뉴라운드 출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 대표단에 따르면 이번 각료회의 의장인 카말 카타르 통상장관은 1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수정된 초안을 배포했다.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이 초안에 대해 "유럽연합이 의제 포함을 주장하고 있는 환경문제와 문구수정을 요구중인 농업분야, 개도국이 이의를 제기중인 이행문제, 투자분야 등이 아직 쟁점으로 남아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타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14일 오전 5시)부터 시작되는 전체회의에서뉴라운드 출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수정 초안에 따르면 농업 분야의 경우 그동안 비어 있던 양허안 등 시장개방에 관한 세부원칙을 2003년 3월말까지 수립하고 이에 기초한 이행계획을 2003년말 열릴 것으로 보이는 5차 각료회의 전까지 제출토록 했다. 수정초안에서 시장접근 및 국내보조의 정도를 규정한 '실질적인(substantial)'이라는 단어는 우리 정부의 삭제요구에도 불구하고 2차초안대로 유지됐다. 반면 유럽연합이 그동안 수정을 강력히 요구해 온 수출보조의 '단계적 폐지(phasing out)'란 문구에는 괄호를 쳐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임을 명시했다. 반덤핑 규범의 경우 즉각적인 개정협상에 들어간다는 우리 입장이 그대로 반영됐고 반덤핑의 기본 개념은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미국측 주장도 받아들여졌다. 수산보조금 문제는 규범분야 개정작업 내용이 그대로 적시됐다. 지적재산권(TRIPS)-공중보건 문제는 `회원국들이 공중보건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아야 된다'고 규정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의제포함을 강력히 요구중인 환경분야 내용은 대부분이 괄호로 처리돼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환경분야 수정안은 검토작업을 계속한다는 기존 초안과 함께 곧바로 협상에 착수한다는 내용을 괄호 안에 넣어 나란히 제시, 유럽연합 이외의 국가들의 강한 반발로 막판까지 뉴라운드 출범을 좌우할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단 관계자는 "13일 오전보다 뉴라운드 협상의 출범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유럽연합과 개도국의 태도변화 여부가 막바지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하=연합뉴스) 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