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각료회의가 공식일정 마지막날을 맞아 수정초안을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13일 한국 대표단에 따르면 이번 각료회의의 의장인 카말 카타르 통상장관은 이날 오전 11시15분 전체회의를 열고 수정된 초안을 배포했다. 수정 초안에 따르면 농업 분야의 경우 그동안 비어 있던 양허안 등 시장개방에관한 세부원칙을 2003년 3월말까지 수립하고 이에 기초한 스케줄을 5차 각료회의 전까지 제출토록 했다. 수정초안에서 시장접근 및 국내보조의 정도를 규정한 `실질적인(substantial)'이라는 단어는 우리 정부의 삭제요구에도 불구하고 2차 초안대로 유지됐다. 반면 유럽연합이 그동안 수정을 강력히 요구해 온 수출보조의 `단계적 폐지(phasing out)'란 문구에는 괄호를 쳐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임을 명시했다. 반덤핑 규범의 경우 우리 입장을 반영, 즉각적인 개정협상에 들어간다는 문구가유지됐지만 적법한 무역구제조치의 기능은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미국측 주장의일부가 괄호로 처리됐다. 수산보조금 문제는 규범분야 개정작업 내용에 그대로 적시됐다. 지적재산권(TRIPS)-공중보건 문제는 `회원국들이 공중보건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아야 된다'고 규정하는 선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의제포함을 강력히 요구중인 환경 분야 내용은 대부분이 괄호로 처리돼 미합의 사항이 가장 많았다. 환경 분야 수정안은 검토작업을 계속한다는 기존 초안과 함께 곧바로 협상에 착수한다는 내용을 괄호 안에 넣어 나란히 제시, 유럽연합 이외의 국가들의 강한 반발로 막판까지 뉴라운드 출범을 좌우할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WTO 각료회의는 오후 2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수정초안을 바탕으로마지막 조율작업에 들어갔으나 이견이 속출하면서 늦어도 오후 11시(한국시각 14일오전 5시)께 전체회의를 다시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 관계자는 "괄호로 처리된 문구가 10여개가 넘어 수차례의 회의를 통해이견을 좁혀나가는 작업을 벌일 것 같다"면서 "유럽연합과 개도국의 태도변화 여부가 막바지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하=연합뉴스) 정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