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 및 쌀 수입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대회에 참석차 상경한 농민들의 시위가 시내 곳곳에서 벌어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정광훈)과 일부 단위조합 농민 1만2천여명은 13일 오후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농민대회를 열고 정부의 농정을 규탄한 뒤 ▲WTO(세계무역기구)와 쌀 수입 반대 ▲한-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추진 중단 ▲쌀 생산비 보장 ▲ 대북 쌀지원 확대 ▲쌀 추가매입분 400만석에 대한 올 추곡수매가 2등품 기준조기수매 등을 주장했다.


농민들은 전국에서 50여대의 버스를 타고 상경했다.


정광훈 의장은 개회사에서 "농산물 개방은 강대국의 논리로 절대 양보할 수 없으며 현재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수매가격으로는 농가부채를 감당할 수 없다"며 정부측에 중.장기 쌀값 안정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오후 1시35분께 서울 서초동 세미니스코리아 앞에서 경남 거창 배추재배 농민 65명이 '농산물 안정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1시50분께는 청량리 로터리에서 강원 농민 105명이 모두 버스에서 내려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이어 1시45분께부터 농협중앙회를 방문하려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자 농민 500여명이 버스에서 내려 서울역 방향 3개 차로를 점거했으며, 영동대교ㆍ서울역ㆍ동호대교 등지에서도 농민들이 차로를 점거하고 플래카드 시위를 벌였다.


오후 3시10분께 여의도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전남지역 농민 700여명이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에 몰려가 이를 막는 경찰 5개 중대 600여명과 대치했다.


농민들이 농협에 항의방문 하려는 것은 전농이 당초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지난 9일 농협이 조합장 간담회에서 농림부의 시가수매 방침을 수용한 뒤 집회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농민들의 산발적인 시위가 예상됨에 따라 전경 69개 중대 7천여명을 과천 정부종합청사, 서울 농협중앙회 등에 배치했다.


경찰은 대회 전 과정을 촬영, 폭력시위가 발생할 경우 대회 주최자는 물론 주동자 등을 색출해 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jongwo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종우.이상훈 기자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