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테크(대표 박기석)는 각종 전시관과 테마파크의 설계 및 시공을 수행하고 있는 회사다. 1988년 문을 연 이 회사는 올림픽을 계기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88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폐막식날 깜깜한 스타디움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레이저 쇼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레이저쇼를 제작.연출한 주인공이 바로 이 회사의 박기석 대표다. 그는 올림픽 제2홍보관의 영상기획과 시청각시스템, 멀티비전 등도 기획했다.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공헌한 대가로 시공테크는 이듬해인 1989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시공테크는 '과학과 예술, 역사와 미래가 만나는 전시공간'을 모토로 하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과 과학을 조화시켜 회사 이름처럼 시공(時空)을 초월한 문화.예술의 전도사가 되겠다는 것. 박 대표는 "전시회는 가장 원시적인 것과 최첨단이 공존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보물섬"이라며 "시공테크는 이 공간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밤낮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이한 사업분야를 반영하듯 이 회사의 직원 구성도 좀 색다르다. 박물관 과학관 미술관 홍보관 생태학습장 테마파크 등 다양한 공간을 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건축은 물론이고 역사 고고학 물리 화학 문학 등 각 분야 전문가 2백여명이 일하고 있다. 시공테크의 가장 큰 장점은 기획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한다는 것. 특정 주제의 전시를 수주받으면 분야별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의견을 제시한다. 필요에 따라 워크숍을 열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획안도 내놓는다. 여기서 결정된 컨셉트에 따라 대략적인 연출 계획을 세운다. 이를 영상 시나리오나 실내 건축도면 등에 옮긴다. 다음은 모형과 작동 전시물 등을 제작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설계도와 시방서에 따라 전시물을 보기 좋게 시공한다. 이 단계에서는 각종 테스트를 통해 운영상태를 점검하는 종합시험도 실시한다. 이 회사는 전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영상 전시기술 연구소'를 세웠고 박물관 전산화 등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주력했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멀티미이어 시스템과 동화상을 위한 자체 저작도구, 전시물을 오랫동안 손상없이 보존할 수 있는 자외선 방지 진열장, 조습판재를 사용해 습도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해 주는 수장고 등이 모두 이 연구소가 내놓은 '작품'이다. 시공테크는 한 걸음 앞선 이런 기술 덕분에 경쟁사들을 압도하며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군림하고 있다. 시공테크는 최근 들어 사업 다각화와 중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엔 10억원을 들여 3차원 입체 영화제작 사업에 뛰어 들었다. 박물관에 3차원 영상 방식의 홍보관을 제작한 경험을 살려 이 사업에 착수한 것. 지난 8월에는 일본 이토키사와 함께 합작법인 '타임앤스페이스시스템'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방진.내진 시스템과 공기 정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시공테크는 최근 인터넷에 사이버 박물관 '타임스페이스엔닷컴(www.TimeSpaceN.com)'을 개설,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을 만들어 가고 있다. 또 2008년 올림픽을 유치한 중국을 대상으로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사업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지난 99년 코스닥에 등록한 시공테크는 지난해 4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는 5백억원이다. (02)3438-0077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