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및 멕시코는 유가 안정을위해 "효과적인 조치들"을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베네수엘라 석유부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베네수엘라, 그리고 OPEC 역외인 멕시코는 지난 98년에도 감산에 합의해 당시 배럴당 10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유가를 회복시키는데 기여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OPEC가 14일 빈에서 석유장관회담을 갖고 하루 최고 150만배럴 감산할 것으로 전해진 것과 때를 같이한다. 또 OPEC 역외인 러시아도 그간의 입장에서 선회해 감산 용의를 밝힌 상황에서 나왔다. 베네수엘라 석유부는 성명에서 사우디-베네수엘라-멕시코 석유장관들이 11일 마드리드에서 만나 석유시장 펀더멘털 및 내년 전망을 협의했다면서 "수급 불균형이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관점에서 필요하다면 효과적인 조치들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지금의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결의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그러나 멕시코가 내주 감산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발간된 신문 회견에서 OPEC 11개 회원국이 유가 안정을 위한 감산의 필요성에 "확실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역내산유량을 하루 최고 150만배럴 감산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현재의 세계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OPEC)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이 되면 베네수엘라가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 바스켓 유가는 9.11 테러후 25% 가량 떨어져 20달러밑으로 내려간 상태다. OPEC가 설정하고 있는 유가밴드제에 따른 유가 하한선은 22달러다. 소식통들은 OPEC 각료회담에서 100만-150만배럴 감산이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12월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의 현재 공식 산유량은 하루 2천320만배럴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쿼터를 80만-150만배럴 초과 생산해왔다. 이와 관련해 차베스 대통령은 현재 세계시장에 하루 150만배럴 가량이 과잉 공급되고 있다면서 OPEC 차원에서 재고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다음으로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의 미하일 카샤노프 총리는 지난 9일 유가 부양을 위해 러시아가 금주중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간 감산에 비협조적이었다. 유가는 OPEC의 감산 움직임과 러시아가 동참 쪽으로 입장을 바꾼데 자극받아 9일 뉴욕과 런던시장에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12월 인도분은 배럴당 1.05달러 급등한 22.22달러에 거래됐다. 런던시장에서도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이 1.10달러 상승했다. (카라카스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