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11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각료회담 사흘째 회동을 가졌으나 핵심 사안들에서 견해차를 좁히는데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소식통들이 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농업보조금, 의약품특허, 투자개방, 환경-무역연계, 덤핑규정손질 및 직물쿼터 등 핵심 사안들에서 그간의 견해차를 좁히는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AFP에 "회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지금의 진통이 타협에 앞선 산고인지 아니면 견해차를 도저히 좁힐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인지 분간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쿠바의 제네바주재 호르헤 이반 모라 고도이 대사는 "개도권이 제기한 문제들에서 이렇다할 어떤 진전도 없다"면서 선진권이 뉴라운드에 투자규제완화를 포함시키려고 하지만 "빈국들은 현재로선 준비돼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WTO의 케이드 록크웰 대변인도 사흘째 회동에서 의약품 특허양보 문제가 중점 거론됐다면서 그러나 "선진-개도권의 입장에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개도국들은 공중 보건에 직결되는 의약품을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선진국이 의약 특허를 양보하라고 요구해왔다. 록크웰 대변인은 그러나 "회담이 아직 이틀 더 남았다"면서 "이번이 지난 99년의 시애틀 각료회담에 비해서는 전망이 좋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선진-개도권간의날카로운 대립으로 의제조차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농업보조금에서 여전히 이견이 큰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은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우간다, 쿠바 및 짐바브웨를 비롯한 13개국이 미국과 EU의 입장에 대한 찬반여부 의사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조지 여오 무역장관은 농업 문제가 "카드 게임"을 하는 상황이라면서 "카드 한장만 잘못 구사돼도 전체 판이 깨질 수 있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개도권은 또 선진국이 직물쿼터 자유화에 성의를 보이고 빈국의 수출을 어렵게 만드는 반덤핑에 관한 WTO 규제조항도 손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선진권의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진국이 다수 포함한 농업 수출국 그룹인 케언즈 멤버들은 EU가 고수하는 농업보조금을 폐기토록 압력을 가해왔다. 농가보호를 위한 세이프가드를 유지하는 문제를 놓고도 선.후진국간에 마찰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WTO 회원국들은 그러나 중국과 대만이 잇따라 가입을 승인받은데 대해 일제히환영했다. WTO의 143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을 승인받은 중국은 향후 30일 안에 정식가입 절차를 마쳐야 한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국가 자격으로 가입하지는 못했다. (도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