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농업보조금 문제를둘러싼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간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 대표가 11일 각료선언문 초안의 단어 변경 가능성을 제기, 주목을 끌고 있다. 피에르 페티그루 캐나다 무역장관은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연합(EU)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를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U는 미국, 그리고 캐나다를 포함한 소위 '케언즈 그룹' 18개국의 농산물 보조금 철폐 압력에 저항하면서 일정한 시한을 정해 보조금을 줄일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각료들에게 배포된 선언문 초안은 "단계적 폐지라는 관점에서 모든 형태의 수출보조금 감축"을 제안하고 있다. 이와 관련, EU의 한 대변인은 "캐나다가 단어 변경을 원할 경우 이것은 '감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유럽의 제안을 채택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될 경우 케언즈 그룹 입장의 상당한 진전으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마르쿠스 프라티니 데 모래스 농업장관은 `단계적 폐지'라는초안의 단어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케언즈 그룹의 만장일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럽측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단어가 필요할지 모른다는 페티그루장관의 발언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예오 싱가포르 무역장관은 WTO 농업부문 초안의 단어들이 "카드로 만든 집"처럼 예민하고 불안한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이번 회의에서 농업에 관한 한 실무그룹을 주재하고 있는 그는 "초안이 카드로만든 집처럼 유지되고 있다"면서 "카드 한장의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도하 AFP=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