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에서 비농산물 시장접근과 서비스 문제는 도하회의에서 의제별 그룹회의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초안대로 확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뉴라운드가 출범할 경우 공산품과 임수산물, 서비스산업은 향후 4∼5년간의 협상을 통해 추가 개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표단 관계자는 12일 "도하 각료회의의 의제별 그룹회의 대상을 농업, 규범, 싱가포르 이슈, 이행, 환경, 지적재산권(TRIPS)협정-공중보건 등 6개로 압축함에 따라 나머지 협상대상 의제인 비농산물 시장접근 문제와 서비스에 관한 각료선언문은 초안대로 확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교육.의료.법률.통신 등 서비스 추가개방 직면= 서비스 협상은 개방정도가 약하다는 우루과이라운드 당시 약속에 따라 농업과 함께 협상종료 5년 후인 2000년부터 후속협상이 시작된 기설정의제(BIA). 지난해 2월부터 후속협상이 시작돼 지난 3월28일에는 1단계 협상 결과물로 `어떤 분야도 미리 제외하지 않는 포괄적 협상을 범위로, 리퀘스트&오퍼 방식을 원칙으로, 복수국간 다자방식을 가미하는 방식을 통해 협상을 벌이되 개도국 관심사항을적절히 반영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당장 내달 초에도 회의가 열리는 등 2002년 3월까지 2단계 협상을 거쳐 내년 5월부터는 국가별 제안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양허협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초안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협상의 진전에 만족을 표시하고 가이드라인이 협상의기초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양허안 제출시점만 공란으로 남긴 상태여서 이번최종 선언문에는 양허안 제출시점이 새로 들어가게 된다. 한국은 지난 4월 외국의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해운, 건설, 유통, 금융, 통신등에 대한 협상제안서를 냈지만 다른 주요국의 제안서를 보면 통신, 시청각, 법률,의료, 교육 등에 대한 추가개방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통신의 경우 현재 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제한(49%)에 대한 완화를, 시청각에서는 현재 연간 146일의 국산영화 상영의무를 규정한 스크린쿼터제 폐지를, 의료에서는 국내의사면허를 소지하거나 비영리법인만 설립이 가능한병원설립 규정의 완화를 각각 요구받을 전망이다. 또 법률에서는 외국법에 대한 자문허용과 외국법률사무소 명칭사용 허용, 국내변호사의 고용.동업 허용 등이 쟁점이 되고 교육에서는 학교설립제한에 대한 완화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산물 시장개방 압력 거셀듯= 비농산물 시장접근은 크게 공산품과 임수산물로 나뉘지만 향후 협상 이후 추가개방에 따른 직격탄은 수산물에 집중될 전망이다. 초안은 고관세 및 경사관세 문제를 포함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의 삭감 또는 철폐를 위한 협상을 개시한다고 적시하고 협상대상 범위는 포괄적이면서 선험적 제외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아놓고 있다. 임수산물의 경우 다원적 기능을 감안해 시애틀 회의 당시에는 비농산물 협상에서 별도로 분리해 협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일본 등과 함께 추진했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지만 이번에는 비농산물에 묶여 논의중이다. 특히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11개국은 일명 `피시 프렌즈(Fish Friends) 그룹'을 결성, 수산물의 추가 관세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뉴러운드가 출범해 4∼5년간의협상이 끝나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과거 우루과이라운드 당시 선진국은 대부분, 개도국은 3분의1 정도의 세율과 품목을 양허해, 한국은 평균양허세율이 18%로 일본의 7%나 미국의 2%에 비해 높았다. 우리와 일본 등은 수산물 국제교역의 증가는 과잉생산으로 이어져 수산자원의지속적 이용에 유해하다는 논리로 관세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수산자원의부존상태와 연계해 관세문제에 접근하자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피시그룹의 공새를얼마만큼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공산품의 경우 이미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에서 있었던8차례의 라운드에서 계속적인 논의가 이뤄진데다 우리는 그동안 관세인하의 수혜국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득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우리는 공산품이 8%의 균등관세율 체계여서 다른 선발개도국에 비해 낮다. 향후 협상에서는 관세인하율의 폭과 인하방법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도하=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