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부총재보 =지난 9월 실물경기 지표는 미국 테러 사태와 상관관계가 적어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테러 충격이 본격화될 10월부터가 문제다. 항공 호텔 여행업계에는 이미 충격이 나타났고 이맘 때면 쇄도할 크리스마스 선물용 수출 주문도 부진하다. 지난 8,9월 지표가 예상보다 덜 나빴다고 해도 10월 이후에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현재 확인 가능한 10월 지표는 수출뿐이어서 판단이 어렵다. 테러이후 경기상황은 이달 말에 나올 10월중 산업활동 동향까지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테러 충격과 추석 효과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다만 물가는 예상대로 오름세가 둔화됐고 경상수지는 상당히 걱정했지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 흑자 유지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 =연말에도 국내외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로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 테러사태로 인한 세계경제의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를 지탱해야 할 수출과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고 20조원 상당의 회사채 만기물량 도래로 기업자금난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20달러 미만의 저유가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되고 동절기 겨울방학 크리스마스 등을 맞아 소비수요가 되살아난다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가시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정책의 실기가 없도록 기업부문에 충분한 자금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적극적인 재정금융정책을 통해 내수경기를 진작함으로써 천수답경제의 취약성을 완화해야 할 것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9월중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달 4.4% 감소에서 5.1% 증가로 급반등했고 실업률도 지난 97년 11월 이래 최저 수준인 3.0%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은 유감스럽게도 조업일수 증가 등 불규칙 요인과 테러 사태의 영향이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본격적인 경기회복 신호로 보기 어렵다. 이미 3.4분기 전체로 제조업 생산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서비스업과 건설업이 그동안의 경기부양책 덕택으로 호조세를 보여 경기 급랭을 저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경제는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과잉설비 해소를 위한 조정기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대로 잠재성장률 이하의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