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찬의 하이라이트는 15분 동안 진행된 박찬수 목아 박물관장의 목각 제작 퍼모먼스였다. 이 퍼포먼스는 미국 테러 대참사에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한국인이 갖고 있는 미소를 통해 그들에게 용기를 주려는 염원이 담겨있다. 박 관장은 미소를 머금은 남녀 얼굴과 강한 힘을 상징하는 한국인의 인물을 즉석에서 목각했다. 목각은 천(天)지(地)인(人)과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의 정신과 희망 생명 용기를 담았다는 것.목각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는 소리는 마치 음악의 리듬과도 같아 청중들을 사로 잡았다. 또 이 소리에 맞춰 강만홍 전 서울예전교수는 기(氣)춤을 추고,김민경 국립창극단원은 판소리를 했다. 퍼포먼스가 끝나는 순간과 함께 목각이 최준명 한경사장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에게 전달되자 만찬장의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부시 전 대통령은 "테러로 숨진 우리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 텍사스에 기념물로 세워 놓도록 하겠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를 지켜본 외국 기업인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퍼포먼스로 강렬한 힘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