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기침체는 장기간의 과잉설비 조정이 필요한 구조적 불황의 성격이 강해 금리인하보다는 재정지출이 경기 부양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이 8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침체는 순환 국면상 하강 국면이 아니라 과잉 투자로 만들어진 버블이 붕괴하면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금리인하의 투자 확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비록 콜금리 인하로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투자와 소비가 촉진되지 않는 등 경기 부양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과잉설비에 따른 경기침체는 재고조정에 의한 것과는 달리 금리를 인하해도 투자 증대 효과가 미미한 데다가 시장금리와 주가가 하락하면 금융자산 수익률이 크게떨어짐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도 양산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가계소비 지출 증가율이 6.8%를 기록한 가운데 항목별로는 주거비 상승률이 15.1%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식료품, 의복, 보건, 교육,교양.오락 등의 소비 지출 증가율은 평균 수준을 하회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금리 하락에 따른 금리 생활자들의 이자 소득 감소도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는 등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는 당분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현재의 경제여건 하에서는 통화금융 정책보다는 확대 재정을 통한 직접적인 유효 수효 창출이 효과적이며,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을 중심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재정 수지는 외환 위기 이후 적자 기조에서 조기에 탈출해 지난해통합 재정수지가 6조5천억원으로 흑자로 반전됐으며, 지난 8월 현재 16조3천억원의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단기적인 확대 재정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재정 지출은 경기 부양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장기적인 세수 감소 요인이 되는 영구 감세는 피하고 한시적 또는 부분적인 감세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와함께 경기의 추가 하락을 막고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저금리 기조는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추가 금리인하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히 결정하되 미국 등 선진국과 정책 공조 차원에서 발을 맞출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