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마이크 무어 사무총장은 9일 개막되는 WTO 4차 각료회담에서 뉴라운드 출범을 위한 발판이 마련되지 못할 경우 WTO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세계무역체제도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어 총장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성명에서 카다르 수도 도하에서 13일까지 열리는 각료회담이 성과를 내야만 한다면서 "WTO가 향후 몇년간 세계 무역의 중심에 계속 서 있을지 여부가 이번에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각료회담도 실패할 경우 WTO가 "동면에 빠지거나 무기력한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말들이 있으나 동의할 수 없다"면서 "설사 뉴라운드를 출범시키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무역 분쟁을 중재하고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조직으로 남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어 총장은 "세계 경제의 축인 미국, 유럽연합(EU) 및 일본이 동시에 침체에 빠지기는 지난 75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제무역 협력틀을 마련하지 못하면 세계가 더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WTO 각료회담에서 농업보조금, 환경보호, 투자.경쟁정책 및 의약특허 등 난제를 한꺼번에 풀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WTO 말고 다른 어떤 틀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WTO 체제가 와해될 경우 국가간 협상과 지역별 연계로 국제 무역에 더 많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실패의 대가가 엄청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99년 12월 시애틀에서 열린 WTO 각료회담은 선진-개도권간의 첨예한 이해 대립과 반세계화 시위 등으로 의제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도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