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열기(대표 정성훈)는 20여년동안 열교환장치 분야에서만 한우물을 파서 세계시장점유율 1위의 결실을 맺은 회사다. 지난 1979년 삼영기계로 출발해 1999년 삼영열기로 이름을 바꿔달고 새롭게 출발했다. 경남 창원에 본사가 있고 경남 함안과 경기도 이천에 생산 공장이 있다. 창립초기에는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에 들어가는 공냉식 열교환 장치(에어쿨러)와 발전설비용 고주파 핀튜브 등 부품 생산에 주력했다. 핀튜브는 금속관의 겉면에 얇은 금속핀을 빙둘러 붙인 것. 이 핀튜브에 뜨거운 원유를 흘러보내 바깥바람으로 식히면서 휘발유 등유 등을 차례로 뽑아내는 장치가 에어쿨러다. 이같은 부품이 세계 시장에서 그 품질을 인정받게 되자 이 회사는 지난해 폐열회수장치 생산쪽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부품업체에서 완제품 생산업체로 변신하면서 매출이 3배 이상 뛰는 등 고속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3월에는 코스닥에 등록해 제조업의 대표주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삼영열기는 1990년대 초반부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본격적인 진출이 이뤄진 건 외환위기 사태가 일어난 1997년 무렵이다. 갑자기 물량이 줄어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결국 해외 시장 개척에 회사의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최 회장은 해외 발전소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영업을 펼쳤다. 그 결과 ABB 등 발전소 건설회사에 수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지난해 8월엔 미국의 델텍사와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현재 삼영열기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에서 올리고 있다. 삼영열기는 창업이후 한번도 무차입 경영 원칙을 깨본 적이 없다. 운좋게도 설립 첫해부터 영업이익이 나 은행 차입을 할 필요가 없었으며 이후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았다. 특히 일반 제조업체에서는 2~3%에 그치는 순이익률이 이 회사는 30%에 이르기 때문에 은행 차입이 필요하지 않았다. 창업주인 최평규 회장은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기업만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무차입 경영을 펼쳐나갔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삼영열기는 큰 전환점을 맞았다. 창업자인 최 회장이 기술 개발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회장직을 맡으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신 전문경영인으로 현대중공업 출신인 정성훈 대표를 영입했다. 회사측은 "매출이 1천억대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돼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회사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3.4분기에 7백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은 1백9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1%나 늘었다. 회사측은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이같이 꾸준한 성장을 보일 수 있는 것은 기술 고도화를 위해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02)2604-3030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