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자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통화유통속도가 크게 하락, 기업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경기회복도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실물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통화유통속도가 97년 4.4분기 0.63에서 지난 2.4분기 현재 0.31로 절반 이상 떨어지는 등 자금흐름이 정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유통속도는 국내총생산(GDP)을 총통화(M2:은행이 보유한 현금및 예금의 합계)로 나눈 수치다. 상의는 통화유통속도가 하락하는 이유는 경기침체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감소한데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기피하면서 자금이 은행권에만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3조원중 차환 발행이 가능한 A등급은 5조원에 불과, 연말 자금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상의는 올들어 지난 15일 현재 재정집행 실적이 연간 계획대비 75.2%에 그치고 있다며 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자금 집행속도를 더욱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M2 증가율을 통화정책의 지표로 활용하고 M2 증가율도 현재 10%대에서 20%대로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통화정책 지표로 삼는 총유동성(M3)은 비은행권의 수신을 포함하기 때문에 M2에 비해 2개월 정도 집계에 시차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