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유국들이 지난 9.11 미국테러사태 이후 감소하고 있는 원유수요를 회복시키기 위해 이른바 '아시안 프리미엄'을 줄여 아시아지역에 대한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즈(FT)가 6일 보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인도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에 상대적으로 인접해있는 아시아권 정유업체들이 유럽과 미국업체들에 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기존 관행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업체관계자들에 따르면 중동산유국들은 아시아 정유업체들이 중동 외의 대체 공급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용해 배럴당 1-1.5달러의 프리미엄을 붙여왔다. 지난 3.4분기의 가격프리미엄은 미국업체보다 배럴당 3.50달러이 높아진 바 있다. 인도 최대의 정유회사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매튜 파니커 유럽지역담당 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증가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동산유국들은 가격 평준화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부 구자라트지역의 정유소에서 중동지역까지는 최대 3-4일정도면 도달할 수 있으나 이보다 2-3배의 항해시간이 소요되는 일본과 같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릴라이언스는 중동산유국들과의 협상여지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베네수엘라로부터 중질유를 수입하고 있다. 도입가는 중동의 원유가에 비해 배럴당 2달러 정도 싸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회사측 판단이다. 또 인도의 다른 정유업체들도 서아프리카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돌아오는데 드는 운송경비는 아시안 프리미엄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미국에서는 서방수출국들과, 유럽시장에서는 북해 및 러시아생산국들과 경쟁을 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하락요인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불만이 이어지자 세계최대의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현행의 가격체제에 대해 이미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정부 당국자는 "그렇지 않아도 두바이유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가격왜곡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가격체제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