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경제회복은 주로 미국 주도의 테러전쟁 결과에 달려있으며, 아무도 회복시기와 속도 등에 대해 예측할 수 없다고 후버트 나이스 전(前)국제통화기금(IMF)아-태담당 국장이 7일 밝혔다. 도이체방크 아-태 영업담당 총책인 후버트 전국장은 이날 기업금융인포럼에 참석, 9.11 미국 동시다발테러와 이후의 대(對) 테러전쟁 및 파장이 아시아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을 확산시킨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미국의 거대한 경제가 내년 중반께쯤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자신감을 짓누르는 최근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회복이 미루어진 것 같다고 진단하고 기업 경영진은 이런 불확실성을 기업경영의 한 변수로 반영해야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지난 1997-98년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IMF 아.태지역 담당국장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한 나이스는 특히 테러와의 전쟁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경기예측을 내놓는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재계는 미국경제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따라서 아시아경제가 똑같이 침체기를 맞을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스 전국장은 그러나 최근의 경기침체가 외적인 영향에 의한 것인 만큼 상황이 "심각"하더라도 아시아의 경제위기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아시아 지역의 금융시스템은 비교적 건전하고 외환위기나 외환보유고 문제 등도 존재하지 않으며 외채수준과 외환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는 특히 올 한해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국가들이 국내총생산(GDP)이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작년 한해 20%의 성장세를 과시한 아시아 지역의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급락하고 산업생산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주변요인들로 미루어 아시아 지역은 분명히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스 전 국장은 또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중국간의 자유무역지대 창설안 등 역내교역 증진을 위한 노력을 펼쳐지고 있는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광범위한 다양성을 감안할 경우 이러한 역내교역 증진과정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이런 과정이 최근의 경기 침체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는 특히 아시아 전역을 염두에 두어야하는 만큼 10개 아세안 회원국들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세안+3'가 위치하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 역내교역 증진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