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방침에도 불구, 6일 런던시장에서 2년여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9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속락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런던시장에서 배럴당 18.89달러선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장후반 무렵에 19달러선을 겨우 회복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유가는 9.11 미국 동시다발 테러사건 이후 지금까지 30% 이상 하락, 산유국들이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서방 수입국들은 그나마 다행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뉴욕시장에서도 12월 인도분 경질유 가격이 전일 폐장가보다 35센트 추가하락한 배럴당 19.67달러에 거래가 형성되는 등 전반적으로 유가약세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9.11 미국테러 여파로 일시적으로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했던 유가는 이제 세계경제의 침체로 수요기반 자체가 와해될 것이라는 우려속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OPEC의 감산 움직임에 대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정작 OPEC는 최근의 상황에서 감산에 들어갈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역효과를 낼 것으로 우려, 선뜻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OPEC 일각에서 하루 100만배럴을 감산하는 방안이 거론되기 시작했을뿐이다. 이와 관련해 대다수 관측통들은 이런 감산방안이 다음주 빈에서 열리는 OPEC 각료회의에서 다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런던시장의 석유거래상들은 OPEC가 감산문제를 본격 거론하더라도 별다른 효과가 없으며, 시기도 놓쳤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푸르덴셜 바치사의 시장 분석가 토니 무차세크는 "OPEC가 유가인상 의지를 갖고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잃고 있다"면서 특히 내년 1월 이전까지는 어떠한 감산도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수개월간 공급은 넘치는 반면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석유수요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의 한 석유전문가는 AFP통신에 "항공유의 급락 여파로 인해 수요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구매상들은 유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선뜻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미국의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OPEC측이 하루 100만배럴의 추가감축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석유수급에 대한 확정적인 전망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런던 AFP=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