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청탁이 극성을 부리면서 기업들도 이를 뿌리치기 위한 묘수 찾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의 인사담당 관계자들은 "민원이라는 것은 한번 들어주면 도미노 현상처럼 확산되기 때문에 초기에 근절시켜야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면전에서 단호하게 청탁을 거절하기도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뒷감당도 만만치 않아 원만하게 뿌리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신입사원 선발 심사를 하는 팀을 비밀장소에 감금해 외부와 일절 접촉을 차단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며 "민원이 들어오면 이를 핑계로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B사는 아예 소수의 선발대상 인원을 상대로 조용히 채용심사를 진행하는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만큼 민원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공기업인 C사는 아예 지원자격을 대폭 강화해 취업청탁의 여지를 크게 줄였다. 토익 점수를 8백30점대 이상으로 제한, 민원 가능성이 있는 지원자의 응시를 원천 봉쇄했다. 카드업체인 D사는 청탁을 피하기 위해 올해부터 아예 외부 전문업체에 신입사원 채용업무를 아웃소싱해 청탁의 여지를 대폭 줄였다. TV홈쇼핑 업계는 외부로부터의 취업청탁을 피하기 위해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 C홈쇼핑의 경우 1차 면접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각 부서 실무 과.부장급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응시자의 신상 자료를 전혀 주지 않고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1차 면접을 통과해야 사장 등 임원진의 최종 면접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