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환경 '소비자중심' 변화...커뮤니티.생태계 배려 절실 ] 문국현 < 유한킴벌리 사장 > 지금은 '메가트렌드 시대'다. 존 나이스비트는 지식사회와 하이테크의 중요성, 세계화, 분권화 등을 메가트렌드의 특징으로 꼽았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이같은 변화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은 단기적으로 현금유동성을 높이고 경영 투명성을 통한 신뢰회복에 나서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품질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추구해야 한다. 정부나 사회도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유치와 수출 극대화에 매달려야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 경쟁력있는 사회체제를 갖춰 나가야 한다. 그래야 경제위기를 제대로 극복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동안 너무 단기적인, 특히 기업 분야의 단기 극복방안에만 치중해왔다. 이제 우리 경제는 4가지 측면에서 압박받고 있다. 먼저 미국 독일 등 디지털.세계화로 무장한 대규모 세계시장에 대응해야 한다. 두번째로는 경제성장률이 한국의 2배에 이르고 외국인투자가 5배에 달하는 중국시장의 부상에 대처해야 한다. 세번째로는 금융거래나 정보화 등으로 투명하고 성실한 사회로 이행해야 하는데다 네번째 기후변화방지협약 등 환경문제가 무역과 연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통합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대기업 중소기업 시민단체 등 각계 경제주체들의 동반자적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각계의 상생효과(Multi-sector Partnership)'를 거둬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보다 적은 비용으로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창업자를 존중하고 1대주주에게 무한경영권을 인정해 왔다. 나머지 주주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반영할 수 없었다. 엄청난 낭비다. 기업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살아있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부패와 비효율구조를 없애는 등 운영상의 혁신도 있어야 한다. 과잉설비에 따른 대규모 감가상각에 시달리는 것도 비효율구조가 낳은 결과다. 설비나 토지 자본 등의 '투입경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투입을 최소화하고 기존에 있는 디자인 디지털 등의 무형의 자산, 지적 자산 등을 극대화해야 한다. 또한 커뮤니티와 국제사회 미래세대 생태계 등에 대한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미국 GE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잭 웰치는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낼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EHS의 통합'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환경과 윤리(Environment,Ethics), 지역주민의 건강(Health), 종업원들의 안전(Safety) 등의 통합정도가 높아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다. 사전예방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기업환경이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면서 더욱 부각되는 사안이다. 과잉시설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디자인과 프로세스 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 이같은 총체적인 노력없이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 등 말단적인 문제에만 신경쓰다 보면 시민단체 등과 충돌하게 된다. 기업과 시민단체 사이의 갭을 메우기 위해선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