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금리 차별화 전략을 통해 가계 대출을 늘려 나가고 있다. 아파트 등 담보가 확실한 대출고객에 대해선 갈수록 낮아지는 시장금리를 적용하는 반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에 대해선 고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대표적 우량여신인 주택담보대출은 올 9~10월 2개월간 5조원 가까이 급증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빛 조흥 외환 신한 하나 한미 서울 국민 등 8개 시중은행의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7월 1조5천5백억원, 8월 2조1천3백억원, 9월 2조5천2백억원, 10월 2조4천1백억원 등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세가 지속되는 것은 은행간 고객유치 경쟁으로 금리가 잇따라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인 수요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은행들은 분석했다. 올해 초 연 9%대였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연 6%대로 떨어졌다. 은행들은 이처럼 담보가 확실한 여신에 대해선 '금리 깎아주기' 경쟁에 나서는데 반해 소액 신용대출에 대해선 초고금리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신용도가 낮아 사(私)금융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백만∼7백만원을 연 13.75∼17.75%의 금리로 빌려주는 'YES 캐쉬론'을 취급하고 있다. 시판 두달여만에 8만2천여건에 4백억원의 대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평화은행이 자영업자 주부 등을 주 고객으로 연 12.5∼13.5%의 금리로 1백만∼1천만원을 대출해 주는 '따따따론'도 판매 두달만에 2만3천9백건에 7백4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대구은행도 지난 8월부터 1백만∼1천만원을 연 15.5∼17.5%로 대출해 주는 '스피드 간편대출'을 시판, 3개월간 2천7백건에 95억7천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소액 신용대출 금리는 시장금리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지만 사채업체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에 비해선 낮은 편"이라며 "우량여신과 그렇지 않은 여신 간의 금리차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