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가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9.11 미국테러' 사태 이후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짐에 따라 독일 대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가속화하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 방크는 1일 수익감소와 경기 침체로 인해 소매금융과 자산관리 분야 및 전산직종 등에서 4천500명을 추가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총 9만7천명의 직원을 보유한 도이체방크는 올초에도 2천6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추가 감원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해왔다. 도이체방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올해초 시작된 비용절감조치가 결실을 거두기 시작해 3.4분기 영업비용이 전분기 대비 8%감소했으나 1-9월의 기업금융 및 투자금융분야의 세전이익은 27억 유로(24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55억8천만 유로보다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코메르츠 방크가 전체 직원의 8.5%에 해당하는 3천4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도이체 방크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을 감원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금융권 전체에 감원 바람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찌감치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한 독일 금융계는 최근 수주간 2만5천명을 감원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강도높은 인력감축 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형 은행중 드레스드너 방크는 7천800명, 히포페어라인 방크는 7천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며 소규모 은행들도 긴축경영의 일환으로 인력을 감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도이체방크, 드레스드너 방크, 코메르츠 방크는 저당채권을 운용하는 각각의 자회사들을 합병하면서 중복된 인력을 감축할 예정이다. 독일 기업의 감원 열풍은 금융업 뿐 아니라 자동차, 전자, 미디어 분야등 산업전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 기업 오펠은 행후 2년간 2천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며 전자 기업 지멘스도 독일내 공장 5천명을 포함, 전세계적으로 1만2천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또한 독일 출판.미디어 종합 그룹인 악셀 스프링어는 오는 2003년까지 전체 종업원의 10%인 1천40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독일의 9월 실업자 수가 2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감원 여파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