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임원진은 어떻게 짜여질까" 연말이 두달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금융감독원 간부들이 연말 인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물론 아직 겉으로 드러내 놓고 예단을 하거나 심경을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다. "인사는 원장이 알아서 하실테고 우리는 맡은 일이나 열심히..."라면서도 은근히 "뭐 들리는게 있나"고 슬쩍 되묻는 간부들이 많다. 제일 큰 관심사는 연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강병호 부원장 자리를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 하는 점. 강 부원장은 원래 자리인 한양대 교수직으로 복귀한다고 수개월 전부터 공언해온 터여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퇴진이 확실시된다. 강 부원장 자리를 '외부 전문가' 몫으로 보느냐, 내부 승진하는 자리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후속인사 구도가 달라진다. 외부 전문가라면 학계 등에서 적임자를 물색, 초빙할 수 있어 내부 승진기회가 줄어든다. 6명인 부원장보(이사) 가운데는 오갑수, 김영재 부원장보가 두달 후면 일단 임기 만료된다. 미국 대학교수 경력이 있는 오 부원장보는 증권전문가로 금감원 출범때부터 일해와 부원장 승진 후보가 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근영 금감원장의 대전고 후배라는 점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은감원 출신의 강기원 부원장보도 승진후보로 꼽힌다. 김 부원장보는 현직 업무에서 1년가량 떨어진 채 고초를 겪다 무죄판결이 난 지난 25일 오후부터 출근하고 있다. 그는 수뢰혐의로 구속까지 됐다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서야 사무실로 나오게 됐다. 말은 아끼지만 그도 명예회복 방안을 모색중이다. "오 부원장보는 증권전문가"라는 평가에 대해 일부 금감원 고참국장들은 매우 미묘한 반응을 보인다. 그가 오래 전 한국은행에 근무한 적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증권쪽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유가 있다. 정기홍 부원장이 과거 은행감독원 출신이기 때문에 증권쪽 업무를 관장하는 임원의 승진이 자연스러울 것이라는 '분위기 조성'에 쐐기를 박으려는 것이다. 부원장 승진을 누가 하는가에 따라 후속 부원장보 승진인사가 직접 영향 받을 수 있다. 최대 두 명의 고참 국장이 올 연말에 임원승진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튼 강 부원장 자리에 내부에서 올라가고 그 후임도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는 점은 한목소리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