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는 신용카드 업계가 안팎의 도전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수수료 인하유도'와 '신규진입 허용'을 밝힌 데다 은행권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수수료는 시장원리에 따라 카드사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정부의 개입에 반발하면서도 내심 고민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수수료 인하와 신규진입 허용이 현실화될 경우 예상되는 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 수수료 인하압력 이번에도 피해갈까 =카드사들은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수료 인하권고를 받았었다. 그 당시 카드사들은 '차별적 금리인하'라는 '묘수'로 대응했다. "회원의 신용등급에 따라 현금서비스 할인율을 최고 13%포인트까지 내렸다"는게 카드업계 주장. 하지만 금융당국과 소비자단체는 "실질적인 수수료 할인폭은 고작 1∼2%포인트"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감위의 이번 요구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직접 수수료 인하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며 "하지만 수수료인하는 회사의 수익감소와 직결되는만큼 쉽게 결론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 신규진입사는 어디 =롯데캐피탈, 산은캐피탈, 조흥은행, SK 등 4∼5개 업체가 유력한 후보들이다. 산은캐피탈은 최근 증자까지 마치고 기업구매전용카드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마쳤다. 롯데캐피탈은 계열산인 롯데백화점 카드회원의 DB(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카드사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카드 자회사 설립을 위해 현재 3∼4개 외국투자회사와 협의 중이다.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도 카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카드업계 앞날은 =LG 삼성 등 7개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1조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무려 2백조원에 이른다.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 셈이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와 신규카드사 출현에 따라 기존 카드사들의 향후 영업여건은 예전같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업체 출현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지면 카드사들의 순이익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전용카드 소액신용대출 등 현금서비스를 대체하는 금융상품의 급부상도 카드업계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