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함께 일본 제조업의 기둥 역할을 떠맡아온 전자산업의 수익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소니 마쓰시타전기 히타치 등 일본 7개 대형 전자업체들의 올 사업연도(2002년 3월 결산) 최종 적자규모는 총 1조1천5백억엔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이 지난 31일 보도했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원인은 전세계적 정보기술(IT) 불황으로 매출이 급감,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전락한 데다 대량 감원에 따른 조기퇴직금 등 거액의 영업외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체별 적자규모는 후지쓰가 3천1백억엔으로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마쓰시타 2천6백50억엔,히타치 2천3백억엔,도시바 2천억엔,NEC 1천5백억엔으로 추정되고 있다. 7개사중 소니와 미쓰비시전기는 1백억엔과 20억엔의 흑자가 기대되지만 전체 규모는 대폭 감소를 면치 못할 것이 분명한 상태다. 미쓰비시전기의 작년 흑자는 1천2백48억엔이었으며 소니는 1백68억엔의 흑자를 기록했다. 전자산업은 작년의 경우 일본 제조업 전체가 벌어들인 이익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일본 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갖고 있다. 미쓰비시전기와 소니를 포함한 7개 대형사들은 4천5백억엔의 최종(세후)이익을 올렸었다. 이에 따라 작년 흑자를 감안하면 7개 대형업체의 손익 악화 폭은 불과 1년 사이에 1조6천억엔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작년 한햇동안 1조6천억엔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올해는 반도체 컴퓨터 등의 판로 위축에 따라 1천2백억엔의 적자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본업 부진으로 인한 타격보다 공장 폐쇄,감원 및 생산라인 감축 등에 따른 사업구조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이로 인한 영업외 손실이 수익악화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1천3백억엔을 조기퇴직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며 후지쓰 역시 1천7백50억엔을 조기퇴직금으로 잡아 놓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