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증시와 금융시장이 다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페르난도 델라루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1천32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구조의 재조정은 채권단의 자발적인 의지에 맡겨진 것일 뿐 강제적인 재조정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델라루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페소화의 평가절하도,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태환정책 포기설과 디폴트설을 단호하게부인한 뒤 "다만 막대한 외채 구조 및 상환일정 재조정은 채권단의 자발적인 의사에맡기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채권단이 연말로 상환시한이 다가오는 일부 외채 원리금에 대한 상환일정 및 이율을 자발적으로 재조정, 아르헨티나가 당면한 절박한 금융위기의숨통을 트여주기를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발표연기를 거듭해 온 경기부양책을 언제 내놓을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델라루아 정부는 당초 지난 9월중순 내수진작을 위한 세금감면과 수출 제조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9.11 테러사태'와 총선 등이 겹치면서 발표를 미뤄왔다. 한편 미국의 투자컨설팅업체인 JP모건의 국가위험지수 관측이래 최고수치를 기록했던 아르헨티나 공채에 대한 위험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국내 경제의 불안한 모습을 계속 반영했다.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를 기준으로 한 아르헨티나 공채에 대한 가산금리(국가위험지수)는 이날 오전 한때 2천132 베이스포인트를 기록했다가 오후들면서 약간 내려가 2천127 베이스포인트에 머물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 지수도 전날보다 낙폭은 줄었으나 여전히 내림세를 지속, 2.4% 떨어진 214.33 포인트를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경기부양책 등 새 경제정책의 가시화와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입장 표명이 늦춰지는 한 증시와 금융 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델라루아 정부의 새 경제정책 발표가 1개월 이상 지체되면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일부 외국인 투자가들이 철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아르헨 정부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