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외환 위기와 IT 쇼크 등에도 불구, 기업과 금융 등 4대 부문에 대한 과감한 개혁작업으로 '절반의 성과'를 이룩했으며 은행민영화 주력 등 개혁 목표를 향해 순항중이라고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30일 강조했다. 진 부총리는 이날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의 현황과 전망: 기업환경' 제하 조찬 연설에서 기업과 금융, 공공부문, 노동 등 4대 부문에 대한 개혁 성과를 설명한 뒤 "성과가 다소 미흡할 수 있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하며 시장에 신뢰를 주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제일은행의 하이닉스 지원 거부 등의 예를 들며 "은행권이 '방화벽(防火壁)'을 설치해 정부 간섭이나 정치적 입김에서 자유로워지고 대우자동차 노조도 외자유치가 직업 안정을 보장한다는 점을 인식, 협조적으로 나오는 등 한국의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역설했다. 진 부총리는 또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지난 3년간 인력을 30% 감축한 뒤 효율성까지 높아진 데 힘입어 해외 DR 발행 목표의 2-3배를 초과 달성한 점을 지적, "더 이상 한국시장을 비관적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진 부총리는 질의 응답 중 "미수금으로 경영난에 봉착해 있는 대우자동차 부품공급업체들에 대한 지원 여부"에 대해 "채권단과 제너럴 모터스(GM)의 합의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대화 및 경협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이 반세기에 걸친 고립 상황이 지속돼 온 만큼 인내하며 관망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남북 경의선 철도 연결시 TSR(시베리아 종단 철도) 등을 통한 비즈니스 기회가 무한한만큼 남북경협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주문했다. 29일 개막된 동아시아 경제 정상회의 일정 중 열린 조찬 연설에는 아시아 기업가, 외교관 등 12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신명호 ADB부총재, 조정원 경희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진 부총리는 29일 오후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 총회에서 행한 '동아시아 경제 역동성 재충전: 새로운 도전과 기회' 제하 연설에서 "9.11 테러에 따른 세계경기의 침체 조짐에도 불구 보호주의로의 회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정보격차 해소 ▲자유무역 증진 ▲반테러 정책공조 강화 등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9.11 테러의 부작용 최소화'를 역설한 그는 "서방 선진 7개국(G-7)의 재정활성화 정책 등 경기 회복책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각국이 특성에 맞는 내수진작 정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진 부총리의 이 발언을 재정정책에 소극적인 일본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