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은 29일저녁 베이징(北京)에서 주룽지(朱鎔基) 국무원 총리와 면담을 갖고 "휴대폰 단말기와 반도체 등 고부가 제품의 중국내 생산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30일 삼성에 따르면 이회장은 주총리에게 "중국 정부의 배려 덕분에 지난 4월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등 4개 지역의 CDMA(코드다중분할접속) 사업에 삼성이 참여하게 됐다"고 감사를 표한뒤 이같이 말했다. 이회장이 이같은 방침을 밝힘에 따라 휴대폰과 반도체관련 분야에서 삼성의 대중국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회장은 이번 주말께 상하이(上海)에서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삼성전기 이형도 부회장 등 전자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회의를 갖고 향후 대중국사업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현재 중국 쑤저우(蘇州) 반도체공장에서 S램을 조립(테스트.패키징).생산하고 있고 톈진의 GSM(범유럽방식)공장에서는 단말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선전(深土 川)의 CDMA공장도 가동을 준비중이다. 삼성은 이와 관련, 중국에서 반도체 S램 외에 D램이나 시스템LSI(비메모리)의단순 조립생산을 검토중이며 연말에는 반도체 중국판매법인을 설립해 마케팅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회장은 또 "중국 지도층의 경제개혁과 개방의지 덕분에 중국경제가 7%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하면서 외국인 투자와 내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가입과 베이징올림픽은 중국경제를 한단계 더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총리는 "미국 테러사태로 세계경제의 침체가 우려돼 아시아 각국이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삼성 광고가 많이 보이는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삼성의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주총리는 또 삼성이 그동안 벌인 26억달러 규모의 대중국 투자에 대해 고마움을표시하고 "중국의 서부 대개발사업은 장기간의 시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므로 외국인들이 투자를 확대해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류옌둥(劉延東) 통일전선공작부 상무부부장,청용화(程永華)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 징수핑(經叔平) 상공련(工商聯) 회장 등 중국 정.재계 인사와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 삼성전기 이형도(李亨道) 부회장, 이학수(李鶴洙)삼성 구조조정본부장, 김유진(金柳辰) 삼성중국본사 부사장 등이 배석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