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만(89)은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세계적인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로 각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이는 결코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프리드만은 독일 시시주간지슈피겔 최신호 인터뷰에서 지난달 11일 미국 뉴욕 및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로 경기 후퇴가 가속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정부 개입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프리드만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하고 현 상황에서 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듯이 정부가 지출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은 경기 회복을 방해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드만은 경기후퇴는 이미 2000년말부터 2001년초 사이에 시작됐다고 말하고자신의 견해에 따르면 불경기는 2002년 1.4분기, 혹은 2.4분기에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기시에 국민들이 정부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간섭의 증대가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말하고 정부의 임무는 군사력을 강하게 유지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지 파산 지경에 몰린 항공사나 보험회사를 살리기 위해 정부재정을 지출하는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프리드만은 정치인들이 케인지 방식의 재정확대 정책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은자신의 이익을 위해 돈을 쓰고 싶은 구실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전쟁은 군사비 지출을 늘리는 유용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전쟁시에는 정부의 힘이 커지기 때문에 정부의 경제에 대한 간섭을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만은 정치인 뿐 아니라 거대 기업군(콘체른)을 이끄는 기업인들도 "자유사회의 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 기업인들을 정부를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이용하는 등 정부에 대해서도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항공사들이 정부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얻어낸 것은 이들 기업의 로비스트들이 워싱턴 정가의 인물들에게 막대한 로비자금을 뿌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콘체른의 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약한 정부론'은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리드만은 케인즈 학파의 재정중시 정책에반대하는 신화폐수량설로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제기했으며 자유방임주의 시장 메커니즘을 신뢰하는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옹호해 왔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