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29일 회원국에 배포한 패널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한국산 탄소강관에 대해 내린 세이프가드 조치가 WTO 협정을 위반했다고 판정, 협정에 합치시킬 것을 권고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WTO 패널은 이 보고서에서 미국의 할당관세 부과방식과 산업피해의 연관성 입증방식 등이 WTO 규정에 위반된다는 우리측의 핵심 제소내용을 받아들였다. 패널은 특히 미국이 할당관세의 기본관세(2%)가 적용되는 물량을 수출국별로 할당하면서 모든 수출국에게 일률적으로 9천t을 설정해 국가별 과거 수출실적을 반영토록 한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13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하기 전에 관련국에게 충분한 협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도 세이프가드 협정에 위반된다고 WTO 패널은 판단했다. 이번 패널보고서는 양측이 2개월 안에 상소하지 않으면 WTO 분쟁해결기구(DSB)에서 자동 채택되지만 한쪽이 상소할 경우 상소기구의 심리에 회부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패널보고서가 확정되면 미국이 패널 판정대로 위반된 조치를 변경하거나 철회해야 하는 만큼 우리의 탄소강관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특히 미 통상법 201조에 의해 진행중인 철강 세이프가드 관련 조사에서도 미국의 자의적인 세이프가드 남용을 억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지난해 3월 미국이 세이프가드 조치의 하나로 한국산 탄소강관 수입물량 가운데 연간 9천t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하자 WTO 규정에 위배된다며 같은해 6월 WTO에 제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