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완의 경제 개혁을 추진중인 한국 경제가 재벌 등의 약점으로 인해 다시 위협받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28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만도 10조원을 투입하는 등 지난 4년간 취약한 금융부문에 대해 모두 148조3천억원의 공적 자금을 쏟아부었으며 재벌들에 대해서도 부채 비율 감소와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독려해왔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이러한 개혁 드라이브를 강력히 추진할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과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재벌들이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내년 한국의 GDP 성장률이 2% 이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에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앞서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은 8.8%이던 전년대비 3.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와 관련, 한국 경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대미수출이 미국 경제 침체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한국은행의 전망치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AWSJ는 미국 컨설팅 회사의 조사결과를 인용, 특히 한국 기업들은 한국정부의 엄격한 개혁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보다 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보스턴 소재 컨설팅회사인 베인 & 컴퍼니에 따르면 한국의 71개 상장사 가운데 4개의 기업만이 지난 10년간 이익을 내면서 성장, 해외의 경쟁사들보다는 이윤 성장률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베인 & 컴퍼니는 지난 10년간 이익폭이 증가한 한국기업들은 삼성전자, SK 텔레콤, 농심, 삼성 화재해상보험 등 4곳뿐 이라며 이들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나 그 이후에도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핵심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AWSJ는 또한 66억3천만달러에 달하는 하이닉스의 부채 문제 해결이 한국 금융권의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한국 정부는 세계 경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이 문제를 적절히 대처할 수 없을 것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학자들은 대기업의 부도와 실업률 증가는 김대중 정권에 정치적인 부담을 안겨 줄 것이라면서 오히려 향후의 경제 개혁 모멘텀은 더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