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육로관광 시행, 특구 지정 등 교착상태에 빠진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 방안의 이행을 협의하기 위해 내달 초 방북한다. 또 회사 설립후 처음으로 직원 급여를 제 날짜에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위기에 놓인 현대아산은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비용절감책 시행에 나섰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26일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국간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져 육로관광 시행, 특구 지정 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으나 이의 이행을확신한다"며 "남북협력기금 지원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당국간 대화 재개여부를 이달 말까지 지켜본 뒤 아태평화위측과 추후 대책을 협의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정 회장이 11월 초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육로관광 문제와 관련해 김 사장은 "남북방 한계선에 인접한 수㎞ 구간 도로 만연결하면 버스가 오갈 수 있는 등 당국간 대화만 원만히 이뤄지면 3개월 이내에 육로관광이 시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또 "지금도 금강산 현지에서 골프장, 콘도사업을 하겠다는 업체들이 현장 실사를 하는 등 관심을 갖고 있다"며 "특구지정만 되면 국내외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왕복 쾌속선인 설봉호를 2박3일 일정으로 띄우고 있는 현대아산은 매월 20억여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실정이어서 적자 운항하는 설봉호의 운항 중단 여부도 뜨거운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김 사장은 "배를 묶을 경우 북측의 태도가 달라지고 획기적인 상황 호전이 있으리라는 확신만 있으면 그렇게 하겠으나 현재로서는 설봉호 운항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김 사장은 "내달부터 재택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인력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자구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유동성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빚이 없기 때문에 심각하게 처지를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월말까지 어느 정도 유동성이 확보되면 직원 사기가 우선인 만큼 대북 관광대가 송금에 앞서 급여를 지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 "정부가 연말까지 지원키로 약속했던 총 900억원의 남북협력기금가운데 나머지 450억원을 일시에 주기 어렵다면 매월 얼마씩이라도 사정에 따라 지원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