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빠져 있지만 그래도 세계 경제에서 믿고 투자할 곳은 미국뿐이라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대미 자금 유입증가=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2주 동안 자금이 미국으로 대거 들어가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테러후 지난 6주일간 국제자금의 대미 순유입액(유입액-유출액)은 1백30억달러에 달했다. 테러사태 전 6주일간 유입액(45억달러)의 3배다. 이는 9·11테러 후 국제자금이 유로화나 스위스프랑화 등으로 몰리던 '자금흐름의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었음을 말해준다. 테러사태 후 세계 경제가 악화되면서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일본이나 유럽 등 다른 경제도 회복될 수 있다는 '미 경제회복 우선론'의 확산으로 국제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독일의 9월 기업신뢰지수가 전달의 89.5에서 85로 폭락,28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는 지난주 발표는 미 경제회복 우선론을 부추겼다. 도이체방크 수석 외환분석가 마이클 로젠버그는 "독일기업 신뢰지수 급락으로 유로존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졌으며 미국 경제가 일본과 유로존 경제보다 먼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급등세=지난 주말 뉴욕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0.89달러선으로 급등했다. 달러 가치는 테러사태 후 한때 유로당 0.93달러선까지 떨어졌었다. 달러 가치가 0.90달러선을 지나 0.89달러대로 오르기는 9월초 이후 처음이다. 엔화에 대해서도 한때 달러당 1백22엔선에 육박했다. 종가는 1백21.20엔으로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달러 가치는 금주중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0.88달러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화에 대해서는 1백21~1백23엔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