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은 세계경기침체와 테러 사태로 둔화되고 있는 역내 경제성장률을 지지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해줄 것을 유럽중앙은행(ECB)에 우회적으로 주문했다. EU 15개 회원국 대통령 및 총리들은 19일 벨기에 겐트에서 열린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역내 경제와 유로 실제화폐 도입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경제부문 성명을 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EU 정상들은 성명에서 "물가상승, 임금 억제와 관련해 최근에 나타난 개선상황에 주목한다"며 "이는 통화정책 운용에 여유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2-3개월 동안 EU내 물가상승률과 임금상승률이 주춤해지고 있음을 들어 ECB가 금리 인하를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이라고볼 수 있다. EU 순번 의장국인 벨기에는 사전에 ECB에 금리인하를 더 강력하게 요구하는 성명안을 준비했으나 정상들의 회의 과정에서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표현이 다소 약해졌다. EU 15개국은 유로 단일통화제도를 도입한 이후 통화정책을 전적으로 ECB에 일임하고 있으며 ECB는 통화정책의 최고 목표를 물가안정에 두고 좀처럼 외부의 금리인하 압력에 응하지 않고 있다. EU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최근의 테러사태로 당초 3%를 훨씬 웃돌것으로 예상되던 올해 경제성장률이 1.5% 내외로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내부 곳곳에서 ECB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ECB는 테러 사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공조해 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한 바 있으나 역내 물가상승 우려를 이유로 더이상의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함께 EU 정상들은 유로 실제화폐도입 준비상황과 관련, 최말단 행정당국의최종 마무리 조치와 중소규모 기업들의 대비, 노인.장애자 등 취약인구에 대한 통화전환 홍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상들은 유로 화폐가 통용되는 만큼 그동안 높게 형성돼 왔던 역내 국가간 자금거래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재무.경제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