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악화일로인데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인가, 추석 특수 때문인가" 실업률 미스터리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정부는 추석 특수로 인한 일용직 및 임시직 고용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경제계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해 경기대응적인 고용관행이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시직 고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외환위기 때인 97년 말 수준으로 감소한 것은 기형적인 현상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은 10월 초 추석연휴를 앞두고 제조업 전체로 11만7천명의 추가 고용이 이뤄진 게 실업률을 낮추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음식료품 봉제의복 등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상용 근로자뿐 아니라 임시.일용직 취업이 급증했다는 것. 통계청은 또 건설업에서도 5만7천명이나 고용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9월 경제활동인구가 8월에 비해 20만명 가량 늘긴 했지만 추석특수에 따른 고용 증가세가 경제활동인구 상승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주장이다. 실제 선주대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예년 추세로 볼때 추석연휴에 따른 특수가 0.2%포인트 안팎의 실업률 감소를 갖고 오는게 상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업률은 경기 후행지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계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실업률이 이상 하락한 것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그대로 드러낸 증표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너도나도 경직성 경비를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하려는 마당에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을 다른 이유로 설명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올초부터 2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체의 9월 취업자 수가 전달보다 11만7천명이나 늘었다는 것은 사회분위기나 제도적인 여건 미비로 인해 그만큼 고용조정이 안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9월 제조업 고용 증가인원은 추석 특수의 직접적인 혜택을 본 서비스업(13만1천명)과 별 차이가 없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기업들이 올들어 신규 고용을 억제하고 2차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지만 실업률이 낮은 것은 하루아침에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9월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직접적인 원인을 찾는다면 서비스업 및 제조업 고용이 크게 증가한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