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한국경제 회복 기회로 삼자" ] 문동후 < 2002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 > 최근 경제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불황과 미국 테러사태의 후유증 등으로 인해 경기회복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2년 월드컵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과연 월드컵이 겨울 끝에 찾아온 봄소식처럼 우리경제에 희망과 용기를 배가시켜 주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2002년 월드컵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러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데 월드컵이 무슨 소용이냐"는 소리도 적지 않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러한 때에 마침 월드컵을 치르게 되었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일대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월드컵을 두고 세계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비유하고 있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행사가 아니라 사회.문화.정치.외교 등 각 분야에서 국가 간 상호이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종합적인 국제행사다. 개최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으며 이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수출증대에 기여할 뿐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건설, 관광, 서비스산업의 생산성 증대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한 경기장 건설비 등 투자와 월드컵과 관련된 소비지출로 인한 효과만으로도 약 11조4천억 원의 총생산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람객 수를 40만명으로, 이에 따른 외화수입을 6억달러 이상으로 예측하였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은 올림픽과는 다르게 10개의 지방도시에서 분산 개최되기 때문에 개최도시들이 세계에 알려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월드컵이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미치는 효과는 역대 월드컵대회를 개최한 국가의 예에서 입증된다. 프랑스는 '98년 프랑스월드컵 대회'를 개최하여 외국인투자의 유치, 수출 증대 등 많은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다. 프랑스 파리의 주가지수도 경기상승을 반영하여 대회종료 후 2년만에 약 두배까지 상승한 바 있으며 또한 낭트시를 비롯한 개최도시들은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보다 20년 전에 월드컵을 개최한 스페인은 대회를 계기로 국제화가 본격화되었고 '태양의 나라'라는 관광대국으로 부상하였다. 미국 테러의 후유증으로 경제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 월드컵은 희망의 메시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무조건 개최한다고 해서 아무 노력 없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책임한 낙관주의나 지나친 기대심리는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다. 정부, 조직위, 개최도시는 물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국가대표선수라는 책임의식과 도전의식을 갖고 모두가 동참하여 주어진 기회를 1백% 활용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