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한-EU간 조선분쟁' 해소를 위해 민간차원의 통상외교에 나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등 국내 5대 조선업체 최고경영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오는 18일 스페인 카디즈(Kadiz)에서 열리는 JEKU(세계 민간조선업체 대표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출국한다. JEKU는 일본 유럽 한국 미국 등 20여국 조선업체들이 결성한 민간 기구로 업체 대표들이 매년 업계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고 있다. 올해 회의는 10회째로 국내에서는 최 사장을 비롯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이연재 삼호중공업 사장,홍순익 한진중공업 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JEKU는 주로 세계시장의 수급 상황을 논의하고 업계간 공동대응을 모색하는 자리지만 우리 대표단은 '한-EU간 조선분쟁' 해소를 위해 국내 업계의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EU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저가수주를 하고 있다며 EU이사회를 통해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EU 조선업계는 지난해 회원국 정부의 보조금이 폐지된 이후 한국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가별로 입장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한국을 WTO에 제소하기보다는 자국 정부에 보조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은 WTO제소를 강행하자는 입장이다. 한국 대표단은 이에 따라 WTO제소 강행을 주장하는 영국 네덜란드 등의 업체 대표들과 만나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WTO제소 문제는 이미 민간업계의 손을 떠나 정부차원에서 대응할 문제지만 이번 회의는 한국의 입장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