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쟁력을 측정하는 많은 지표가 있으나 '연령'은 알기 쉽고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은 젊을수록 혈기가 왕성하고 패기가 넘치듯이 기업도 연령이 낮을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람 나이와 기업 나이는 차이가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숨을 거두지만 기업은 '구조조정'이라는 특수요법에 의해 다시 젊어질 수 있다. 또 젊은 기업이라도 무모한 투자를 했다가 도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사람과 달리 기업들은 연령에 따라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 창업.성장기 (20-35세)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한 시기다. 적기에 성공적으로 투자하면 안정기로 진입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중도 탈락하게 된다. 성장속도에 비해 위험도 동시에 높은 시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경영전략이 중요하다. 사업 타당성의 신속 정확한 분석, 핵심사업으로 역량집중, 아웃소싱 활용으로 고정비 부담 축소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경험이 많고 노련한 전문경영인을 채용하는 것도 위험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원제지 등 3개 상장사, 쓰리알 등 30개 코스닥 회사가 이에 속했다. 전체에서는 3.4%였다. 안정기 (36-50세) =시장점유율이 높아 수익성은 높은 반면 성장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이다. 시장의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투자 자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이 시기에 속한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원가절감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연구개발로 신기술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 여러 사업부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안정기 사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신규사업 발굴을 위해 투입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의 68.3%가 이에 속했다. 전자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성숙산업에 속한 업체들이 많았다. 쇠퇴기 (51-80세) =시장 점유율이 정체 또는 하락하고 성장률도 둔화되는 시기이다. 투자자금도 많이 들지 않고 수익성도 떨어진다. 이 시기에는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노후화된 사업부를 매각하고 성장성 있는 사업을 발굴 과감히 투자 핵심사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틈새시장에 진출하는 등 적절한 사업다각화와 경영자의 교체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칫 혁신 시기를 놓치면 치유불능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시기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의 28.3%가 이 시기에 속했다. 건설, 비금속광물, 섬유 의복업체들이 많았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