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회계대란'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외부감사가 강화되면서 2000 회계연도 상장제조업체들의 순익이 2조원 이상 줄어든것으로 추정됐다. 금융감독원은 공인회계사의 의견거절,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통계자료의 신뢰성이 부족한 기업과 대우그룹 등 분석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는 기업을 제외한 상장제조업체 383개사를 대상으로 외부감사강화 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1일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경우 2000년중 매출채권 등에 대한 대손상각충당금의 경우 추가설정비율이 대폭 높아져 99 회계연도의 대손충당금 설정비율로 추산했을 때보다 무려 1조1천55억원이 추가로 설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재고자산평가손실 처리규모를 파악한 결과 손실비중도 99 회계연도에는 1.1%였으나 2000년 회계연도에는 1.6%로 높아져 손실처리규모가 99 회계연도 기준으로할 때보다 4천724억원이 늘어났으며 투자.고정자산 감액손실부분도 같은 이유로 5천100억원이 증가됐다. 금감원은 대손상각충당금 등 3개 항목의 감사강화로만 무려 2조879억원의 영업외손실이 추가로 발생해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특히 감사인들이 개발비에 대해서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한것으로 파악됐으나 개발비는 판관비, 제조원가, 인건비 등의 계정에 나눠 처리돼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힘든 점을 감안한다면 회계감사강화에 따른 상장업체 손익감소분은 2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383개사의 전년 당기순이익이 11조619억원인데 비해 2000 회계연도에는8조4천26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회계감사가 강화되지 않았을 경우 지난해에도거의 같은 수준의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로 실질 국내총생산이 8.8%의 성장세를 보이고 제조업 생산도 작년에 비해 15.4%나 증가한데다 영업실적도 최근 5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도 불구,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규모는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수익성보다 외형을 중시하는 경영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 때문일 수도 있으나 무엇보다 환율상승과 주가하락부분과 함께 외부감사를 대폭강화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엄격한 감사로 인해 지난해 상장제조업체에서만 순익이 2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만큼 기업경영은 건실해지는 것이어서 외국투자자들에게 신뢰면에서 2조원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