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흥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라인 분석실. 석.박사급의 반도체 핵심연구 인력들이 0.10㎛(1㎛는 1백만분의 1m) 미세선폭 회로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0.10㎛ 기술의 상용화는 삼성전자가 D램 반도체 경기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핵심 프로젝트. "D램의 크기를 줄이고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에 전류를 통과시키는 회로 선폭을 줄이는게 필수적이다. 현재 0.13㎛ 기술까지는 상용화돼 있으나 0.10㎛는 생산현장에 적용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치로 인식돼 왔다. 바로 그런 기술에 우리는 도전하고 있다"고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 김일웅 상무는 귀띔했다. 삼성이 공정상의 한계에 도전한 이유는 제품 사이클을 앞당겨 경쟁업체를 따돌리기 위해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백56메가 D램의 주력 상품화 시기는 빨라야 2003년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 제품은 개당 가격이 3달러 아래로 떨어져 이미 생산원가가 붕괴됐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1기가 시대를 앞당길 수밖에 없다. 김일웅 상무는 "0.10㎛ 기술의 상용화는 곧 메모리 반도체가 1기가 시대로 접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년 초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한 원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기술·신공정 개발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기고 있다. 삼성전자처럼 기술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그에 따라 기술진보의 속도도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경북 구미공업단지 3공단에 위치한 LG전자 PDP(벽걸이) TV 연구센터와 삼성SDI의 천안공장에선 인치당 제조원가 1백달러 벽을 허물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R&D(연구개발)는 수율향상과 공정단축을 위한 기술 연구에 집중되고 있다. 1인치당 생산원가 1백만원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저항선. 누가 먼저 이 벽을 뛰어넘으냐에 따라 PDP TV시장의 선점여부가 좌우된다. LG전자 PDP수출팀의 송인호 부장은 "연말까지는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려 현재 1인치당 1백40달러 수준인 생산원가를 1백달러 이하로 30%가량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필립스LCD가 현재 생산원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TFT-LCD 5세대 라인을 당초 계획보다 1분기 빠른 내년 1.4분기중 가동키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