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알리 로드리게스 사무총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현재로선 OPEC가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총장은 이날 런던에서 베네수엘라의 유니언 라디오와 회견을 갖고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 착수에 세계 석유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당분간 지켜볼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OPEC가 석유정책 추진에서 선진국들의경제 침체를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드리게스 총장은 OPEC의 차기 석유장관 회담이 내달 14일로 예정돼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필요할 경우 이보다 앞서 회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OPEC 관계자는 오는 19일 OPEC 주요 회원국 대표들이 빈에서 만난 후에나 차기회동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의 발언은 "필요할 경우 OPEC가 감산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언급과 상반되는 것이다. 그는 유럽 순방의 일환으로 이날제네바에 들러 기자들에게 이렇게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순방길에 로드리게스 총장을 비롯해 알제리 지도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빈센테폭스 멕시코 대통령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OPEC의 대변인도 8일 유가 약세를 만회하기 위한 유가 조정이 즉각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48시간 안에는 OPEC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OPEC가 채택하고 있는 유가 밴드제가 즉각 발동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OPEC는 바스켓유 가격이 시장 개장일 기준으로 열흘 이상 계속 배럴당 22달러를 밑돌면 하루 50만배럴을 자동적으로 감산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OPEC 유가는지난 5일 열흘째 22달러선을 밑돌았다. 런던 소재 국제에너지연구센터(CGES)의 레오드롤러스 연구원은 OPEC의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미국의 맹방임을 상기시키면서 "이들이 정치적인 문제를 감안해 현시점에서 감산하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BN 암로은행의 석유문제담당 테리 윌슨 연구원도 "미국의 보복 공격이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유가가 폭등할 이유가 없다"면서 "세계 경제가 여전히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산유국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네바.빈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