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테러보복 공격이 어느 정도 강도로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있다. 이와 함께 일본 재계는 이 나라 석유 공급의 80% 이상을 중동에 의지하고 있음을 감안해 이번 전쟁이 어떤 양태로 진행될 것인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전쟁이 확산되더라도 세계 경제가 워낙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것이 경기를 더 둔화시킴으로써 석유 소비가 줄어 오히려 석유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도쿄 증권시장 관계자는 "보복전이 시작될 것이라는 점을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미국이 공격을 시작한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전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는 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뉴욕과 도쿄의 금융시장이 각각 공휴일인 관계로 8일 개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것이 이번 공격으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9일 시장이 재개될 때까지 "24시간은번 상태"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1일의 테러로 심각하게 충격받은 국제 금융시장이 후유증에서 어렵게 벗어나기 시작한 상황에서 미국이 보복 공격에 착수한 점도 `시장으로서는 다행스런 일'이라는 분석들이다. 이들은 뉴욕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가 각각의 `심리선'인 9,000과 10,000선을 회복한 상태에서 보복 공격이 시작됐음을 상기시켰다. 테러 당일 116엔선까지 폭락했던 달러 환율도 120-121엔으로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했음을 이들은 덧붙였다. 도쿄 증시 관계자는 9일 뉴욕과 도쿄 증시가 재개되면 두가지 시나리오중 하나가 예상된다면서 "미국의 보복이 그때까지 완료될 경우 이번 전쟁이 오히려 호재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공격이 단기적으로 끝나고 "며칠 안에 오사마 빈라덴이 체포되기라도 한다면 주가가 폭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이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거나 이어지는 상황이 되면 `팔자'가 대세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팔자' 상황이 급격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보복전이 장기화돼 베트남 전쟁식으로 비화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걱정한다"면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앞서 보복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음을 상기시켰다. 바클레이즈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가 테러 발생 전만큼 가치가 약화되지 않을경우 달러 매입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안전한 투자처'로서의 달러 위상이 쉽게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산와은행의 외환 책임자인 하시모토 유키히코는 테러 당시에는 국제시장의딜러들이 자국화를 매입했으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투자 위험이 있는 외화를 보유하기에 지금이 적기가 아니라는 점을 느끼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재계 관계자들은 일본이 석유 수요의 80% 이상을 중동 산유권에 의존하고 있고 석유 해상수송로가 호르무즈 해협, 그리고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와 인도 사이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보복전을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91년 페르시아만 전쟁 발발후 유가가 한때 배럴당 35달러까지치솟았음을 상기시키면서 더욱이 동절기기 다가오는 상황이라는 점도 우려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가뜩이나 세계 경제가 위축돼 석유 소비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전쟁으로 경기가 더 나빠지면 유가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보복전으로 유가가 오르더라도 단기성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한 관계자는 일본의 석유 비축량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165일 수입분에 해당하는 9천147만㎘나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 유가에 특히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일본 항공업계도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아니다. 일본항공(JAL) 관계자는 "이미 가격 헤지(위험분산)를 한 상태"라면서 "유가가 일시적으로 오른다면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일공(全日空) 등 다른 항공사측도 `일단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가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승객과 화물감소가 문제라면서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크게 우려했다. JTB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8개 관광여행사들도 지난 2주 사이 일본인 29만명이해외관광 예약을 취소했다면서 이것이 금액으로 한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520억엔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