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한국시간)미국의 테러 보복전 개시로 세계 경제가 또다시 출렁거릴 전망이다. 예고된 수순에 따른 보복 공습이지만 앞으로의 응징 수위에 따라 그 충격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 성장, 물가 등 실물지표의 악화는 물론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 이로 인해 경기회복시기도 상당히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경제는 당초 금년 연간 1.5%내외의 성장이 예상됐으나 이번사태로 소비.투자심리 불안이 지속될 경우 1%이하로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 일본은 엔화강세로수출이 감소할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미국.일본경제의 동반침체는 곧바로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물론 충격정도는 미국의 테러배후세력에 대한 응징수준과 이에 따른 미국.아랍권과의 긴장관계 지속정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복전이 국지전에 그칠경우 경제에 미칠 충격은 미약하겠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큰 타격이 우려된다. ◆수출 둔화 불가피 테러사태에 이은 보복전쟁은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가로 미국, 나아가서는전세계적인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직결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회복되려면 2분기(6개월)정도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그 기간 미국의내수는 침체되고 한국의 대미 수출도 그만큼 차질을 빚게되는 셈이다. 달러화 약세로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제성장세가 둔화돼 교역규모가 감소하고 달러화 약세에 따른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므로 전체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대미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전쟁이 장기화되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의 수출감소세가 더욱 심화되고 자동차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의 공습이 아프가니스탄을 벗어나일부 아랍국가들에까지 확산될 경우 전체 수출의 4.6%를 차지하는 중동지역 수출도어려워질 전망이다. ◆물가 상승 국제시장에서 유가와 각종 원자재가격이 급등할 경우 국내 물가도 덩달아 오를수밖에 없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동지역에서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기 직전인 90년 7월에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배럴당 18.6달러였으나 같은 해 10월에는 36달러로 17.4달러 상승한 전례가 있다. 국제유가의 배럴당 1달러 상승은 다음달 국내유가에 반영돼 연간물가를 0.17%포인트 인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유가상승 등에 따른 비용상승으로 기업채산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금융시장 불안 미국의 테러사태 직후 빚어진 증시의 심리적 공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다양한 내용의 증시안정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다른어느 나라보다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증시는 당분간 충격속에 급등락하는 불안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은 지난 9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1천억달러를 넘고 있어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외환수급사정은 수출부진, 유가상승 등으로 인한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와 외화조달여건 악화 등에 따라 당초 예상에 비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률 둔화로 경제회복시기 지연 수출과 투자가 부진해지고 자금시장이 악화되면 우리 경제성장의 둔화폭은 더욱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당초 4.4분기부터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세계경기의 회복 지연으로 연내 회복은 이미 물건너 간 상태다. 더욱이 이번 테러전쟁이 확대되고 장기화하면 세계적인 장기불황으로 연결될 수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과 아랍권간의 전면적인 대립 양상으로 확산될 경우 세계경제가 심각한 불황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도 장기 전면전의 경우 전세계적인 동반 장기침체 상황이 올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원유가가 급등하고 이로 인해 경기침체와 인플레가 중첩되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회복시기는 빨라야 내년 2.4분기, 아니면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민간연구소들의 어두운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