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첨단산업을 자임하고 있는 전자.전기업계의 기술 무역수지 적자 폭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미국 퀄컴에 대한 국내 통신회사들의 로열티 지급문제와 맞물려 기술의 대외종속이 갈수록 심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5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펴낸 `우리나라 전자산업 동향'에 따르면 작년 전자.전기분야의 기술수출액은 1억4천5백만 달러인 반면 기술도입액(기술대가지급액)은 18억3천8백만 달러로 기술도입액이 기술수출액의 12.67 배에 달했다. 기술수출과 기술도입 건수는 각각 11건과 36건으로 기술수출 1건당 1천3백10만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기술도입 1건당 5천1백40만 달러를 지급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전자.전기분야 기술 무역수지는 16억9천3백만 달러 적자로 96년 10억3천만 달러 97년 11억9천만 달러 98년 4억1천5백만 달러(IMF 경제위기로 일시적 감소) 99년 13억7천만 달러에 이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전기분야의 기술 부문 무역수지 적자는 작년 전체 산업의 무역수지 적자(28억5백만달러)의 60.3%를 차지했으며 기술도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1.1%에 달했다. 이처럼 기술 무역역조가 심화된 것은 전자.전기분야의 특성상 기술발달 속도가빠른데다 최근 몇년새 정보통신 등 첨단분야와 관련된 기술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수출은 특허권을 갖고 사용대가를 지급받는 형태보다는 해외 현지공장 설립또는 합작투자때 기술제휴라는 부수적 형태로 발생, 기술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료를 작성한 산업기술진흥협회의 한 관계자는 "기술도입을 통해 산업생산과수출이 증대된다는 점에서 기술 무역역조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술경쟁력을 높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우리나라 전체산업의 기술수출액은 2억1백만 달러(29건),도입액은 30억6백만 달러(80건)로 28억5백만 달러의 기술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2년부터 작년까지 우리나라 기술수출액은 12억9천만 달러(942건),기술도입액은 2백39억2천1백만 달러(1만49건)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