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트레이드센터 등에 대한 테러사건으로 소비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테러사건이 자사제품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의 PC 메이커인 미국의 델 컴퓨터는 오는 11월2일 끝나는 3.4사업분기에 매출과 이익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이 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이 회사의 영업책임자(COO) 케빈 롤린스는 분석가들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테러사건 이후 멈칫했던 PC 판매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데 대해 회사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며 분기실적이 당초 예상대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델의 공시에 따라 이날 델 주가는 10% 이상 폭등했으며 기술주 지수의 상승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델은 이번 분기에 72억~76억달러의 매출에 주당 15~16센트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테러사건 전 지난 8월의 예상이 빗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델은 매출이 차질을 빚지 않은 것은 가격할인전략이 주효한데다 PC업계 3위업체인 휴렛 팩커드가 2위업체인 컴팩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이후 혼란을 느낀 고객들이 델 컴퓨터를 매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전날에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네트워킹장비 메이커인 시스코 시스템스가 지난달의 테러사건 직후 주문이 약간 차질을 빚는 듯 했으나 정상을 회복하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 예상했던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공시했다. 시스코의 그같은 공시로 3일 나스닥시장의 기술주 주가는 5개월여만의 가장 큰 5.93%나 폭등하는 기록을 세웠었다. 또 이에 앞서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지난달 테러사건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긴 했으나 우려했던 것 만큼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