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3월이후 7개월째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무역수지 흑자폭도 당초 예상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더욱이 미국 테러사태 후유증까지 겹쳐 내달 중순 이후 기대했던 '크리스마스 특수'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 우려되는 축소균형 =올들어 3.4분기까지 수출은 1천1백43억5천5천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2백70억5천4백만달러에 비해 10.0% 감소했다. 같은 기간중 수입은 1천1백90억4천1백만달러에서 1천67억2천7백만달러로 10.3% 감소, 올해 무역수지 누적흑자는 76억2천8백만달러에 머물고 있다. 특히 분기별 수출은 △1.4분기 4백억9천6백만달러 △2.4분기 3백84억4백만달러 △3.4분기 3백58억5천5백만달러 등 예년과는 정반대로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수출은 정부의 목표(1천7백30억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1천6백억달러를 달성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 앞으로가 더 어렵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소비심리는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테러참사 여파로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의 114.0에서 97.6으로 급락, 지난 90년 10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테러보복 공격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연간 수출의 27∼28%를 차지하는 크리스마스 계절 특수(特需)가 실종되고 세계적인 경제불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4.4분기로 예상했던 수출 회복시기가 내년 이후로 늦춰지고,최악의 경우 내년 상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수출 지원 방안을 총동원할 방침"이라면서도 "수출의 대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탓에 미국의 경기회복을 지켜보는 것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