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가 33개월중 최대폭으로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지표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테러사태에 따른 경제적인 충격이 반영되면서 경기 부진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당초 전망한 3∼4%보다 악화된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회복 시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수출부진 등으로 3개월째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7% 감소했다. 지난 6월 2.8% 감소세를 보이며 28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생산은 7월에는 5.7%의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생산이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직후인 98년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동안 감소세를 보인 이래 가장 길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생산 감소폭이 전달에 비해 둔화됐으나 컴퓨터의 경우 무려 40.8%가 감소해 산업생산을 깎아먹었다. 정부가 지난 5월 투자 촉진을 위해 기업환경개선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는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산업의 침체양상을 보여주듯 컴퓨터·사무용기계, 유선통신기기 등에서 투자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며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나 감소했다. 10개월째 투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그 감소폭이 지난 98년 11월 27.3%를 기록한 이래 가장 컸다. 경기 침체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정부는 4/4분기부터 이같은 촉진책이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 경제가 호전돼도 IT관련 산업의 회복은 다소 어렵다는 견해가 강해 섣부른 기대도 어려운 상황이다. 출하의 경우 내수출하가 음향통신기기의 수요 증가로 전달의 1.1% 감소에서 1.9% 증가세로 반전했으나 반도체, 컴퓨터 등 수출주력품의 수출감소가 수출출하를 14.6%나 감소시키면서 전체적인 출하는 5.8% 감소했다. 넉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 재고는 음향통신기기, 사무회계용기계 등은 감소세를 보인 반면 수출부진이 거듭되고 있는 반도체, 기계장비 등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6%가 늘었다. 재고율은 일부 계절품목의 재고감소로 전달 89.3%보다 낮은 85.4%를 기록했다. 제조업가동률은 전달 71%에 비해서는 자동차, 음식료품 등의 영향으로 73.4%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8.9%가 감소했다. 도소매판매는 탄탄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도매와 소매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3.5%, 2.9% 늘어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자동차 및 차량용연료 판매가 5.2% 증가한 덕을 봐 전체적으로 3.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6.2로 전달에 비해 0.4포인트가 하락해 지난 3월 이후 하락세를 잇고 있다. 또 향후 경기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0.3%로 전달보다 0.7%포인트 늘어났으며 전월차의 경우 지난 4월부터 4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