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거둘 세금은 모두 1백4조2천억원. 사상 처음으로 한해 징세규모가 1백조원 선을 넘어선다. 올해 징세액 96조9천1백63억원(전망치)에 비해선 7.5% 늘어난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부담해야 할 세금액수도 증가한다. 내년도 1인당 세부담액은 2백71만원으로 올해 2백51만원보다 7.96% 많다. 정부 살림살이를 위해 국민들이 내야할 세금은 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정부 추산으로 내년 조세부담률은 올해 22.0%(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은 21.9%. 그러나 이같은 추산에 동의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정부는 내년 경상성장률을 8%로 가정하고 GDP 규모를 추산했는데 미국의 '보복전쟁' 여파로 경기회복이 늦춰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이라는 평이다. 내년 성장률이 정부 예측보다 낮을 경우 조세부담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매년 조세부담률은 정부가 전망했던 것보다 높게 나왔다. 올해의 경우 예산상 조세부담률은 20.7%였지만 실제론 22.0%로 큰 차이를 보였다. ◇ 어떤 세금을 많이 걷나 =일반회계는 94조3천1백96억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7.9%(6조8천9백76억원), 특별회계는 9조8천6백5억원으로 3.9%(3천6백62억원) 각각 증가한다. 세목별로는 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부가가치세 특별소비세 관세가 크게 증가한다. 특히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정부가 1조2천억원을 감세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보다 3.5% 증가할 전망이어서 두고두고 시비거리가 될 전망이다. 소득세는 올해 전망치보다 11.3%, 부가가치세는 16.4%, 특별소비세는 21.3%, 관세는 12.8%가 각각 늘어난다. 증권거래세는 30.8% 늘어나는 것으로 잡았는데 내년 증시상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많이 잡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법인세는 0.5% 증가에 그친다. 인지세(증가율 3.5%), 상속.증여세(4.0) 등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