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금리하락 등으로 개선된 자금조달 여건을 활용,미국 테러사태 등에 따른 경영환경의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로 풀이된다. 24일 삼성전자는 만기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오는 10월4일 5천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9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채(5천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말까지 한두 차례 더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당초 하반기 회사채 만기분 1조5천억원 중 1조원은 차환발행하고 5천억원은 자체자금으로 상환할 계획이었으나 반도체시황이 계속 악화돼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1조5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으나 경영여건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넉넉히 확보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값 하락과 PC 매출부진으로 삼성전자는 3·4분기와 4·4분기에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SDI도 10월초 1천5백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지난해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으나 올들어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상반기에도 2천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지난해 회사채를 6백억원어치밖에 발행하지 않았던 삼성종합화학도 올들어 8월 말까지 이미 5천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리가 낮은 데다 회사채 발행 여건이 좋아 CP(기업어음)도 회사채로 차환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종합화학은 경기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회사채를 추가발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도 회사채 발행 규모를 지난해 2천7백50억원에서 올해 4천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지난해와 올해 회사채 발행분은 모두 만기 회사채를 갚기 위한 차환용이다. 회사측은 지난해 이익이 많이 발생해 만기 회사채 중 상당 부분을 현금상환했으나 올해는 경기가 악화돼 차환발행이 늘었다고 밝혔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