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빈에서 소집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석유장관회담에서 증산 결정이 내려질 것인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테러참사 이후 첫 회동인 데다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한껏 고조된 터라 OPEC의 결정이 가져올 파장이 상당히 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보통 유가가 배럴당 5달러 떨어지면 미국 기준으로 금리가 0.5%포인트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세계 석유공급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OPEC의 증산 여부는 더욱 더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증산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부정적'인 편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세계 석유 수요가 떨어지는 시점이어서 OPEC가 증산 결정을 하기는 힘들 것이며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석유전문가 로렌스 이글스는 테러 직후 배럴당 3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가 지난주 약 26달러 선으로 떨어진 점을 지적하면서 "계절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시점에 OPEC가 산유량을 늘린다면 잘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친미 성향인 OPEC내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산유량을 하루 1백만배럴가량 늘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국제유가는 24일 수요감소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4월 이래 처음으로 23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이날 21일 폐장가보다 3달러 이상 하락한 배럴당 22.3달러에 거래됐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